유현준 교수의 "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" 책을 보면 우리가 대개 아늑하다 느끼는 장소는 우리의 손이 닿는 범위로 만들어진 곳들이라 한다.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곳이 천장 높이가 되고, 가족이 모여 둘러앉았을 때 적당한 넓이가 거실이 된다. 양팔을 벌려 닿을 듯 말듯한 너비가 방 문이 된다. 굴뚝은 우리 몸을 따뜻이 해줄 정도의 크기면 된다. 사람이 조금 노력하면 지을 수 있을 만큼의 정도로 지은 집에서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. 사람이 자연스러운 편안함을 느끼는 정도의 크기를 휴먼스케일(humanscale)이라 한다. 하늘 높이 치솟은 빌딩의 아래에서 우리는 경외감을 느끼고, 밥 짓는 냄새가 가득하게 채워지는 우리의 집에선 아늑함을 느낀다. 보편적으로 느끼는 감정일지라도 개인의 발치 앞에서는 다른 이야기..